위스키라 하면 보통 우리나라에서는 스카치 위스키를 말합니다. 스코틀랜드와 아이리시 위스키가 가장 많이 소비되기 때문에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보자면 위스키 소비 1위 국가는 미국이고 미국의 대표적인 위스키는 버번과 라이 위스키입니다. 미국의 켄터키 지방에 대부분의 버번 위스키 증류소가 존재하며 증류소가 위치하는 지역은 소위 말하는 산 좋고 물 좋은 자연 속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과연 버번 위스키에는 어떤 매력이 있기에 많은 사람들이 열광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버번위스키의 개념
버번위스키는 위스키 중에서도 특히 규정이 가장 까다로운 위스키입니다. 메이커스 마크 증류소의 마스터 디스틸러(총괄직책)인 데니 포터는 버번 위스키를 A,B,C,D,E,F,G 알파벳으로 분류했습니다.
A : America / 미국
모든 버번위스키는 미국의 위스키지만 미국의 위스키가 모두 버번위스키는 아닙니다.
위스키 > 미국 위스키 > 버번 위스키
B : Barrel / 오크통
속을 까맣게 태운 새 오크통만을 사용하며 재활용하지 않습니다.
C : Corn / 옥수수
곡물의 배합 비율을 맥시빌이라고 하는데 버번 위스키의 맥시빌은 옥수수의 함량이 51% 이상이어야 합니다. ex) 옥수수 72% + 호밀 18% + 맥아 10%
D : Distillation proof / 증류 도수
증류 도수가 80도 이하여야 합니다. 80도가 넘어가면 보드카와 차이가 별로 없겠죠?
E : Entry proof / 통입도수
오크통에 들어가는 증류액(위스키 원액)의 도수는
62.5도 이하여야 합니다.
F : Fill proof / 병입도수
병에 들어가는 위스키의 도수는 40% 이상이어야 합니다. (위스키 공통)
G : Genuine / 순수한
색소나 조미료 그 어떤 첨가물도 넣지 않습니다,
스트레이트 버번
버번 위스키는 숙성기한에 제한이 없습니다. 위에서 소개한 규정만 잘 지키다면 하루를 숙성해도 버번 위스키로 인정하는 것이죠, 실제로 1년이 채 안되는 기간으로 숙성하는 보급형 버번 위스키도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버번에 ‘스트레이트’라는 단어를 붙여서 사용하려면 숙성기한에 제약이 생깁니다.
1. 최소 2년 이상 숙성
2. 2년~4년 숙성시 숙성연수 표기
3. 4년 이상시 숙성연수 표기하지 않아도 됨
4년 이상시 숙성연수를 표기하지 않아도 되는데 No Age Statement의 약자로 ‘NAS'로 표기합니다. 하지만 4년이 넘어 10년 가까지 오래 숙성한 버번 위스키는 자랑스럽게 숙성연수를 표기하는 위스키가 대부분입니다.
버번위스키의 제조공정
다른 위스키와 대체로 비슷하지만 몇몇 과정을 버번 위스키만의 특징적인 부분이 있습니다.
1. 당화 (Mashing)
전분이 당화되어 당분이 되는 과정이자 발효를 위해 효모의 먹잇감을 준비하는 과정입니다. 버번 위스키의 경우 옥수수-호밀-맥아 순서로 물의 온도를 식히면서 당화조에 투입해서 당분을 만들어 냅니다.
2. 발효 (Fermentation)
효모를 투입하면 당분을 먹어치우면서 알코올을 내뱉습니다. 이 시큼하고 맛없는 맥주같은 액체를 디스틸러스 비어라고 부릅니다.
3. 증류 (Distillation)
알코올은 끓는 점이 물보다 낮기 때문에 디스틸러스 비어에 열을 가하면 더 높은 도수의 액체 즉 증류액을 얻어낼 수 있는데 버번 위스키의 경우 2차에 걸쳐 진행합니다. 1차에서 많은 양의 증류액을 얻어내고 2차에서는 다른 기법으로 증류해서 증류액의 풍미가 깊어지도록 합니다.
4. 숙성 (Maturation)
가장 중요한 공정입니다. 전문가들은 40~80%의 풍미가 이 단계에서 결정된다고 분석했습니다. 증류액이 오크통에 통입되어 있는 동안 수축과 팽창이 반복되면서 나무에 알코올이 침투했다 빠져나오면서 색이 변하고 맛과 향도 풍성해집니다.
버번 위스키의 경우 오크통은 반드시 새것을 사용하고 대부분 미국산 화이트 오크를 사용합니다. 버번의 경우 차링이라는 과정이 있는데 매우 높은 온도로 짧은 시간 내에 통 내부를 태우면 통 내부에 숯이 생겨납니다. 이 숯을 통해 증류액이 나무로 들어갔다 나오면서 불순물이 걸러지고 맛도 부드러워진다고 합니다.
5. 병입 (Bottling)
숙성이 끝난 위스키는 망치로 두들겨 마개를 뽑아내고 위스키를 밖으로 쏟아내는 덤핑 과정을 거칩니다. 이후 나뭇조각이나 숯을 걸러내고 블렌딩을 하고 물을 타서 도수를 조절합니다. 병에 담을 때는 도수가 더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고자 병을 위스키로 씻어냅니다.
버번 위스키 시음
버번 위스키는 스카치 위스키보다 향과 맛이 진합니다. 주 재료인 옥수수가 다른 재료에 비해 풍미가 강한데다 숙성할 때도 까맣게 태운 오크통을 사용하다 보니 맛과 향이 셀 수밖에 없습니다. 시음 방법에 정도는 없지만 버번 위스키가 다른 위스키에 비래 맛과 향이 센 만큼 시음 방법도 조금은 다르게 접근해야 할 것 같습니다.
맛과 향이 세므로 처음에는 간을 본다는 식으로 아주 조금만 입에 넣고 그 다음에 한 모금 마십니다. 그리고 입안 구석구석에서 위스키의 맛을 느껴보시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물론 전문가가 아닌 이상 위스키를 구별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입니다. 전문가가 작성한 테이스팅 노트를 보고 시음 후 그 맛을 알아가는 즐거움을 갖는 것도 위스키를 즐기는 방법 중에 하나가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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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 버번 위스키의 모든 것 / 조승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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